리얼패킹 이야기

해외 물류센터 운영 현실, 한국에서 쓰던 시스템이 해외에서도 통할까?

2025-12-18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는 리얼로그입니다. 오늘은 최근 글로벌 물류 현장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들을 정리해봤습니다.

K-브랜드의 해외 진출, 물류도 함께 움직인다

요즘 물류 업계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국내 물류 시장이 힘들어요, 살려면 해외를 뚫어야 해요"라는 것. 실제로 국내 물류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거나, 아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CJ올리브영이 2026년 LA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는 소식, 스마트 풀필먼트 기업 파스토가 LA 인근에 미주 센터를 오픈했다는 뉴스. K-뷰티, K-POP을 앞세운 브랜드들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물류도 자연스럽게 해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주간 태국, 인도 등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기업들과 연달아 미팅을 다녀왔습니다. K-뷰티 제품을 인도에서 유통하는 플랫폼, 태국에서 엔터 굿즈 물류를 담당하는 기업, 한국에서 태국으로 특송을 보내는 물류사까지. 업종은 다양했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고민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 글로벌 물류 현장에서 들은 진짜 고민들

💬 교환, 반품 한 번이면 손해가 너무 커요

국내 배송과 달리, 해외로 상품을 보내면 단순한 실수 하나가 곧바로 큰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통관 비용, 국제 운송비, 길어진 배송 기간까지 더해지면, 한 번의 교환이나 반품이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 되기도 합니다. 문제를 인지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해외 특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물류사들과의 미팅에서도 이 점이 반복해서 언급됐습니다. "해외 고객한테 보내는 거다 보니까 교환, 반품 비용이 크잖아요. 나중에 문제 생기면 증명할 게 없으면 곤란하거든요."

특히 한국에서 태국으로 의류나 생활잡화를 보내는 경우, 출고 시점의 상태와 현지에 도착했을 때의 상태를 모두 남겨두고 싶어 하는 니즈가 컸습니다. 어느 구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나중에라도 확인할 수 있어야,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나라마다, 지역마다 사람이 다 달라요

글로벌 물류센터를 운영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현지 작업자 관리입니다.

여러 미팅에서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작업 방식과 속도가 크게 달랐습니다. 태국은 방콕 인근과 더운 지역의 작업 속도가 다르게 나타났고, 인도 역시 남인도와 북인도 간 작업 성향 차이가 뚜렷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동일한 작업을 하더라도 한국보다 2~2.5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경험담도 이어졌습니다.

"인도 센터에서 현지 작업자들을 관리해야 하는데, 한국이랑은 문화도, 일하는 방식도, 마인드도 다르잖아요. 뭔가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체크하고 싶어요."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매뉴얼을 공유하거나 말로 지시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생깁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작업자들과 같은 기준으로 일하려면, 작업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해집니다. 결국 현지 인력을 관리한다는 것은 사람을 통제하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어떻게 남기고 확인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 한국에서 쓰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요

흥미로운 점은, 이 고민이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물류 인프라 자체를 해외 현지에 그대로 옮기고 싶어 한다는 공통된 니즈를 보였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터 굿즈 물류를 담당하는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에서 사용 중인 영상 기록 기반의 출고·검수 환경을, 해외 센터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하고 싶어 했습니다. 현지에서는 같은 수준의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 3PL 운영 과정에서 영상 기록 시스템의 효과를 경험한 담당자일수록, 해외 센터에서도 같은 기준, 같은 품질로 운영하고 싶다는 의지가 분명했습니다. 국내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된 방식이라면, 글로벌 환경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 해외 도입을 고민할 때, 현장에서 반복되는 질문들

여러 기업과 미팅을 하다 보면, 해외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질문들이 반복됩니다. 단순히 “쓸 수 있느냐”를 묻기보다는, 국내에서 운영하던 방식이 해외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들에 가깝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은 언어와 접근성입니다. 촬영을 담당하는 작업자와 관리 화면을 확인하는 담당자가 모두 현지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국어 환경이 지원되는지,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어느 나라에서든 동일하게 접속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다음으로 현실적인 질문이 이어집니다. 해외 센터에서는 장비를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특수 장비가 필요하다면 현지에서 구하기 어렵고, 고장 시 대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범용 장비로 구성되어 있는지, 원격 지원이 가능한지도 함께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영상으로 찍고, 보관하고, 보내는 것. 해외 물류센터에서도 가능할까?

이런 질문들이 결국 하나로 모이는 지점이 있습니다. 기존 운영 흐름 안에서 영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미팅에서 특히 관심을 보인 부분은,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도 기존에 사용하던 WMS 화면에서 바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관리자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면, 해외 센터 운영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해외 고객 응대 방식입니다. 언어와 문화 차이로 설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출고 과정을 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이렇게 포장해서 발송했다”는 내용을 말이 아닌 확인 가능한 자료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해외 클레임 대응에서는 특히 크게 작용합니다.

결국 핵심은 단순합니다. 영상을 찍고, 보관하고, 필요할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흐름이 해외 환경에서도 끊기지 않고 유지되는가입니다. 이미 미국, 일본,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이러한 방식이 운영되고 있고, 글로벌 확장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는 충분히 참고할 만한 사례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 전문 컨설턴트가 말하는 글로벌 물류센터 운영의 핵심

해외 배송∙해외 물류센터 운영은 국가·지역마다 차이가 커서 리스크 역시 큽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개별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보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운영 기준을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확장을 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찾기보다,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시스템과 운영 방식을 해외에 그대로 적용하려 합니다. 다국어 지원, 범용 장비 활용, 원격 지원처럼 기본적인 조건만 갖춰진다면, 글로벌이라는 이유로 운영 품질이 달라질 필요는 없습니다. 물류의 무대가 넓어지는 만큼, 어디서든 같은 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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