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이커머스 트랜드

달라지는 뷰티 유통, 편의점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의 전략

2025-06-10

삼각김밥과 음료, 그리고 1+1 과자를 사는 곳이었던 편의점이 달라졌습니다. 계산대 옆 매대에는 진정 앰플과 미백 세럼이, 그 옆으로 작게 포장된 선크림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CU, GS25, 세븐일레븐 같은 주요 편의점들이 하나둘 뷰티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CU가 다이소 뷰티 열풍을 이끈 리들샷 앰플을 단독 출시했고, GS25는 마녀공장, 손앤박, 마데카21 등 브랜드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는 고정된 장소에서 정해진 브랜드를 고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더 빠르고 유연한 뷰티 제품을 접하고 있습니다. 이에 가격은 1만 원 이하로 낮추면서 주요 성분과 기능은 고가 브랜드와 유사하게 설계된 이른바 ‘듀프(dupe)’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가 아닌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편의점은 가볍고 빠른 테스트 채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 동안 H&B스토어(Health&beauty)가 오프라인 뷰티 유통의 중심으로 작동해왔다면, 지금은 그 공식을 편의점이 흔들고 있습니다. 왜 지금, 뷰티는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을까요?

왜 지금, 뷰티는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을까?

🛍️ 즉시성과 접근성을 우선하는 소비자

최근 소비자들은 즉시성, 접근성, 그리고 부담없는 테스트 소비를 중요시합니다. 제품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며, 지금 당장 써볼 수 있는 화장품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선호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접근 속도입니다.

그 결과, 편의점은 화장품 체험의 첫 접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H&B스토어처럼 카테고리가 잘 구성된 전문 채널이 아니라, 훨씬 빠르고 가벼운 선택이 가능한 장소로 소비자의 우선순위가 올라섰습니다

🧴 소형 포맷의 적합성과 테스트 유통으로서의 기능

최근 출시되는 화장품의 상당수가 파우치형, 스틱형, 미니 키트 등 ‘단기 체험’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이는 테스트 소비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편의점 구조와도 잘 맞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줄이며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소량 입점 → 반응 파악 → 리오더 → 확장이라는 순환이 가능해지면서, 편의점은 브랜드의 또 하나의 유통 채널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유통이 아닌 소비자 반응 기반 운영 모델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 저가형 전략과 생활 동선 중심의 구매

불황기 소비자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가성비로 이동합니다. 4천 원대 선크림, 1+1 미니 키트 등은 고물가 시대의 대안 상품으로 기능하며, 같은 기능을 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지를 찾는 듀프족의 취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여기에 생활 동선 기반 접근성까지 더해지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편의점이 빠르고 넓은 확산 가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 트렌드, 제품 포맷, 유통 동선과 가격 전략까지, 모든 축이 편의점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뷰티 제품은 보다 넓고 빠르게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은 소비자의 생활 동선 안에서 브랜드가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증명하는 접점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접점에서의 경험은 작고 짧지만, 때로는 브랜드 전체에 대한 인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파편화된 유통 채널, 작고 짧은 경험이 브랜드를 말해주는 시대

브랜드가 자사몰에서 메시지를 기획하고, 그것을 통제하던 시대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소비 환경은 훨씬 더 분산되어 있고, 그 분산은 물리적 유통 채널뿐 아니라 소비 경험의 크기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의도한 메시지보다, 제품을 처음 열어봤을 때의 느낌, 사용 후 남는 인상 같은 작고 짧은 경험이 브랜드를 정의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편의점처럼 브랜드가 통제하기 어려운 유통 채널에서도 소비자는 ‘이 브랜드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가’를 빠르게 판단합니다.

이제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노출 빈도나 캠페인의 크기가 아닙니다. 분산된 접점 속에서도 경험의 일관성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가 전략의 핵심입니다.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든 브랜드만의 정체성은 흐트러지지 않아야 합니다.

브랜드는 더 이상 메시지를 정제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제는 흩어지고 작아진 소비 경험 하나하나를 브랜딩해야 하는 시대에에 들어섰습니다.

브랜드가 소비자 경험을 설계할 수 있는 순간들

유통 채널은 더 다양해졌고, 소비자의 진입 경로는 더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브랜드는 이제 모든 접점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대신, 어떤 경로로 유입되더라도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설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단일 채널에서 브랜드를 정의하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작은 용량의 테스트 키트, 편의점 매대에 진열된 미니 제품, 모바일 화면 속 짧은 사용 후기까지, 모든 소비자가 브랜드를 해석하는 단서가 됩니다.

브랜드가 설계할 수 있는 것은 메시지가 아니라 경험입니다. 흩어진 접점 하나하나가 브랜드의 기준을 증명하는 장소가 되는 있는 지금, 작고 짧은 소비 경험의 완성도가 곧 브랜드 전략의 완성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물류와 이커머스의 생생한 트렌드를 빠르게 만나보세요.

리얼패킹레터는 매주 물류와 이커머스, 리테일의 트렌드를 전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업계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바로 확인하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목록으로

빠르게 리얼패킹레터를 받아보세요!

물류&이커머스의 트렌드와 업계 이야기를
매주 메일함에 넣어 드립니다.

리얼패킹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