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맞아 발표된 주요 기업과 물류 협회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기대나 낙관이 아닙니다. 대신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경영 환경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거친지에 대한 인식이 먼저 제시됩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대표되는 이른바 ‘3고’ 기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환경의 변화는 물류와 이커머스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구 구조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히 비용을 줄이거나 현 상황을 버티는 방식만으로는 이 환경을 넘기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2026년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혹독합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금년에 우리는 더 높아진 파고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 글로벌 교역량 감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입니다.”
–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
눈여겨볼 점은, 이 문장들이 단순한 위기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신년사들은 공통적으로 ‘언젠가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제 대신, 불확실한 환경을 하나의 상수로 두고 그 안에서 어떤 체질과 구조로 운영을 이어나갈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이처럼 올해 신년사들은 각 기업과 기관의 상황은 달라도, 경영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비슷한 포인트들이 많습니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제의식과 방향성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주요 기업과 물류 협회들의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메시지를 세 가지 신호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 세 가지는 2026년을 준비하는 물류∙이커머스 담당자라면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시장, 운영, 그리고 생존 조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6년 신년사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공통 신호 중 하나는 경쟁의 무대가 더 이상 국내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글로벌은 이제 ‘도전 과제’나 ‘중장기 목표’가 아니라 이미 전제로 깔린 시장 환경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주요 기업 신년사에서 비교적 직설적으로 나타납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역량을 통해
올해에도 세계 무대에서 그룹의 가치를 높여 나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한, 물류 산업을 직접 책임지는 기업의 시선 역시 명확합니다. 경쟁이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짚고 있습니다.
“이제 한진그룹의 경쟁 상대는 대한민국 내에서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찾아야 합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여기에 수요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신년사는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또 다른 단서를 제공합니다. CJ는 공통적으로 K-푸드, 콘텐츠,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소비 확산을 전제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소비자들은 K-푸드, K-콘텐츠, K-뷰티 등 K-라이프스타일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손경식 CJ그룹 회장
글로벌은 일부 기업만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물류∙이커머스 산업 전반이 공유하고 있는 시장 조건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국내 물량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수요 변화에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해외 현지 풀필먼트, 글로벌 파트너십, 해외 사용 가능 물류 시스템 등은 중장기 검토 과제가 아니라, 이미 현재 운영 전략 안에서 함께 고려해야 할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AI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해 주십시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는 인천항의 내일을 결정짓는 핵심 프로젝트입니다.
올해 하부공사 완공과 함께 상부공사 착수를 본격화하여,
AI 기반 완전 자동화 항만 운영을 위한 준비에 힘써야 합니다.” –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
2026년을 바라보는 AI 인식의 공통점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AI는 더 이상 ‘도입 여부를 고민하는 기술’이 아니라, 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운영 구조 안으로 실제로 편입해야 하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종합해보면, 2026년의 AI 활용은 ‘얼마나 최신 기술을 도입했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AI가 어떤 판단을 보조하고, 어떤 운영 영역에 연결되는가가 실질적인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즉, AI는 독립적인 혁신 과제가 아니라 글로벌 환경 변화, 물동량 변동, 운영 복잡성 증가 속에서 의사결정과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전제 조건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물류·이커머스 기업에게 중요한 질문은 ‘AI를 쓰고 있는가’가 아니라, AI가 실제로 어디에서, 어떤 결정을 돕고 있는가입니다.

2026년 신년사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또 하나의 공통 신호는 시장이나 기술보다 의사결정 구조와 운영 체계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입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무엇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고 흔들림 없이 결정할 수 있는가가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그룹의 몸집이 커지고 복잡한 변수들도 늘어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의사 결정을 위한 시간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주기에 상관없이 수시로 전략 과제를 도출해 체계화하고,
수치로 계량화할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 촘촘한 프로세스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러한 흐름은 기업 내부를 넘어 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협회들의 메시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한국국제물류협회는 국제물류 산업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관리와 소통의 구조를 먼저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국제물류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국제물류주선업 등록 관리 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 원제철 한국국제물류협회 회장
이 문장들을 함께 놓고 보면, 2026년을 바라보는 업계의 인식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2026년의 경쟁은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게 결정하고, 조직이 덜 흔들리느냐’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시장 불확실성 그 자체보다,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산업 차원의 정렬 실패가 더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물류·이커머스 담당자에게 이 신호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내부 정렬입니다. 프로세스가 느리면, AI도 글로벌 확장도 실질적인 힘을 갖기 어렵습니다. 2026년을 앞두고 필요한 점검은 새로운 전략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의사결정 구조와 실행 프로세스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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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판단하고, 글로벌을 전제로 운영하며, 의사결정 구조로 속도를 만든다." 2026년의 경쟁력은 AI, 글로벌, 프로세스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세 가지를 동시에 전제로 두고 운영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AI는 더 이상 도입 여부를 논하는 기술이 아니며, 글로벌은 중장기 목표가 아니라 이미 깔린 시장 환경입니다. 여기에 의사결정과 실행이 지연되는 구조가 더해질 경우, 전략과 기술은 쉽게 병목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2026년은 준비를 마친 기업들이 다시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는 해입니다. 현장 실무자에게 중요한 과제는 새로운 전략을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갖고 있는 판단·운영·의사결정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고 실행되는지를 점검하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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