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이커머스 트랜드

K-뷰티 다음은 K-웰니스? 올리브영 '올리브베러'가 고객의 확신을 끌어내는 법

2026-02-03

직접 가본 올리브영의 새로운 시도, 올리브베러

광화문 올리브베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이 간 건 진열대보다 사람 쪽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을 쪼개 나온 직장인들은 영양제를 한 아름씩 담고 있었고, 어떤 분은 장바구니에 수십만 원어치를 채운 채 키오스크로 향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고요.

오픈 초기라 그런지 일부 진열대는 이미 비어 있었고, 직원들은 계속해서 상품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올리브영이 ‘웰니스 전문 플랫폼’을 내세우며 새롭게 연 공간. 직접 둘러보니, 이건 단순히 상품군을 늘린 매장이 아니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제는 ‘일상 투자가 된 웰니스'

웰니스는 더 이상 가끔 챙기는 영역이 아닙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영양제, 수면 케어, 이너뷰티는 이미 일상의 루틴이 됐고, 소비라기보다 생활을 위한 투자에 가까워졌습니다.

“아프기 전에 관리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수면 건강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올리브베러는 이 변화를 가장 전면에 놓은 매장입니다. 기존 올리브영이 뷰티 중심이었다면, 올리브베러는 하루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공간, 일상 투자의 거점에 가깝습니다.

올리브베러에서 본 세 가지, 매장은 어떻게 ‘확신’을 파는가

🕐 동선이 ‘하루’를 따라간다

올리브베러의 진열은 카테고리 중심이 아닙니다. 아침에 먹는 영양제에서 시작해 점심 대용 건강 간식, 오후 보충제, 저녁 수면 케어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고객은 상품을 고르는 동시에, 자신의 하루를 떠올리며 매장을 걷게 됩니다. 웰니스 제품은 충동 구매보다 “내 루틴에 맞는가”가 중요합니다. 루틴을 동선으로 보여주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을 점검하게 됩니다. 상품을 파는 방식이라기보다,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설계에 가깝습니다.

👌 체험이 ‘확신’을 만든다

커피·티 섹션에는 모든 상품을 직접 시향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여성용품은 만져볼 수 있도록 체험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단순한 재미 요소라기보다, 구매 결정을 돕기 위한 장치입니다.

웰니스 제품은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습니다. 영양제는 더더욱 그렇고, 이너뷰티 푸드는 맛을 모르면 망설이게 됩니다. “이게 나한테 맞을까?”라는 질문에, 매장 안에서 최대한 많은 힌트를 주는 구조입니다. 직접 보고, 맡고, 만져보는 경험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구매에 대한 확신을 쌓습니다.

📜 시스템이 큐레이션한다

모든 고객에게 직원을 붙일 수는 없습니다. 올리브베러는 섹션마다 상품 선택 가이드가 담긴 안내지를 비치했고, 키오스크 셀프결제로 빠른 회전을 돕습니다. 오피스 상권에 맞춘 설계입니다. 바쁜 고객에게 긴 상담은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대신 시스템이 정보를 정리하고, 고객은 필요한 부분만 빠르게 취합니다. 사람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이 큐레이션하도록 만든 점이 특히나 눈에 띄었습니다.

고객 경험은 어디까지 설계되어야 할까

체류형 쇼핑이 주목받으면서 많은 브랜드와 플랫폼이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올리브베러의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오래 머무르게 하기보다, 짧은 체류 안에서 확신을 완성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이 관점은 유통, 이커머스, 물류 업계 모두에게 시사점이 있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체류 시간을 늘리는 UI보다, 구매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밀도 있게 전달하는지가 중요해졌고, 브랜드사 역시 스토리보다 ‘지금 선택해도 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물류와 운영 영역 역시, 속도만큼이나 신뢰를 증명하는 장치가 경쟁력이 됩니다.

체류의 다음 경쟁력은 체류 그 자체가 아니라, 머문 시간이 ‘확신으로 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고객에게 확신을 주는 3가지 방법

그렇다면 고객에게 확신을 남기는 경험은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요. 올리브베러 사례를 통해 정리해보면, 세 가지 공통된 방식이 보입니다.

① 고객의 ‘선택 기준’을 먼저 정리해준다

확신은 정보가 많을수록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기준으로 고르면 되는지 명확해질 때 생깁니다. 올리브베러는 ‘영양제 / 간식 / 수면 케어’처럼 상품군을 나열하기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의 흐름에 맞춰 선택 기준을 먼저 제시합니다. 고객은 매장을 걷는 동안 “이게 나한테 맞는가?”를 자연스럽게 점검하게 됩니다.

이 구조는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이커머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상품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보다 고객이 판단해야 할 기준을 얼마나 빨리 정리해주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② 불확실성을 ‘경험으로 미리 제거한다

웰니스 제품처럼 효과가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품일수록 고객의 망설임은 자연스럽습니다. 시향, 촉감, 테스트 등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이게 나한테 맞을까?”라는 질문을 최대한 해소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확신은 설명이 아니라, 의심이 줄어드는 순간 만들어집니다.

구매 이후의 배송 과정, 포장 상태, 안내 메시지 역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객이 불안해할 수 있는 지점을 앞서 제거하는 설계가 구매 경험 전체의 신뢰를 완성합니다.

③ 사람 대신 ‘구조와 시스템’이 확신을 돕는다

모든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안내 가이드, 키오스크, 셀프 결제 등 고객이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는 바쁜 오피스 상권의 고객에게 오히려 더 큰 확신을 줍니다.

이 방식은 운영 관점에서도 중요합니다. 확신을 특정 직원의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일관되게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 때 경험은 확장 가능해집니다.

고객 경험은, 결제가 끝나도 완성되지 않는다

매장을 나선 이후에도 고객 경험이 계속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결제가 끝난다고 해서 구매 경험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배송 관련 알림을 받는 순간, 박스를 여는 순간, 상품을 손에 쥐는 순간까지. 이 모든 과정이 고객 경험을 완성하는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요즘 브랜드와 플랫폼은 구매 버튼 이전만큼이나, 구매 이후의 흐름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이 매끄럽게 이어질수록, 고객은 단순히 상품을 산 것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를 경험했다고 느끼게 됩니다. 구매 경험은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고, 브랜드 경험은 메시지뿐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지며, 고객 경험은 단일 접점이 아니라 연결된 순간들의 합입니다.

이제 경쟁력은 어디에서 파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경험으로 책임지느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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