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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이커머스 업계가 주목하는 변화 3가지

2025-12-23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보안 관리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간 사건이었죠. 다만 이번 이슈를 단순한 사고로만 보기에는 시장에 남긴 파장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유출 자체보다 이 사건이 소비자에게 어떤 행동을 허용했느냐입니다. 그동안 많은 이용자들은 불만이 있어도 쿠팡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빠른 배송, 익숙한 UI, 생활 깊숙이 스며든 편의성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일`부 이용자들의 선택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사용 습관을 잠시 멈추고 다른 선택지를 살펴보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점에서 이번 이슈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이후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전환의 계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798만의 역설, 숫자는 올랐지만 흐름은 달랐다

이번 이슈 이후 쿠팡의 이용자 지표는 잠시 예상 밖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직후 며칠간 쿠팡의 DAU는 오히려 급증하며 12월 1일 기준 약 1798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이 수치는 여전히 견고한 사용자 기반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증가를 곧바로 ‘이탈 방어’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시기의 접속 증가는 신규 유입이나 적극적인 구매 활동보다는 계정 상태나 개인 정보 영향 여부를 확인하려는 일시적인 접속이 다수 포함된 결과로 보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실제 흐름은 그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확인 절차가 마무리된 뒤, 이용자 수는 감소하며 약 3주 만에 310만 명 가량이 줄어들었고 DAU는 1400만 명대까지 내려왔습니다. 해당 수치는 개인정보 유출 공식화 이후 그 결과가 가시화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탈팡족’을 향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즉각적인 대응

이용자 지표의 변화는 곧바로 경쟁 플랫폼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쿠팡을 둘러싼 이슈가 확산되자,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일제히 신규 고객 유입을 겨냥한 혜택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공통된 전략은 분명합니다. 쿠팡을 정면으로 대체하겠다는 선언보다는, 이번 계기를 통해 한 번쯤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보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었습니다. 단기간에 이용자 습관을 바꾸기보다는, 선택지로 자연스럽게 포함되려는 접근에 가깝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흐름이 더 선명해집니다. 네이버는 롯데마트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롯데마트 그로서리 플랫폼 ‘제타’의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장보기 영역에서의 접점을 넓혔습니다. SSG닷컴은 장보기 결제 금액에 대해 7% 고정 적립 혜택을 내세우는 동시에, OTT 서비스 티빙과 결합한 멤버십 구성을 강화하며 쇼핑과 콘텐츠를 함께 묶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G마켓은 ‘스타배송’을 통해 금·토·일에도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배송 편의성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소비자: 하나의 플랫폼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흐름에서 나타난 변화는 ‘탈쿠팡’이라는 단어로 단순화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관찰되는 모습은 완전한 이탈이라기보다, 플랫폼을 사용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가깝습니다.

필요한 상품이나 상황에 따라 플랫폼을 나눠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이미 적지 않습니다. 장보기는 한 곳에서, 특정 브랜드 상품은 다른 곳에서, 배송 속도가 중요한 주문은 또 다른 플랫폼을 선택하는 식입니다. 이번 이슈는 이러한 사용 방식에 변화를 만들어냈다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흐름을 한 번 더 드러낸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소비자들에게 쿠팡은 ‘기본값’에 가까운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슈 이후 일부 이용자들은 다른 플랫폼을 병행해 사용하면서, 상황에 따라 선택지를 달리 가져가는 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판매자(셀러): 효율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충성도

소비자의 이용 방식 변화는 셀러에게도 곧바로 체감됩니다. 다만 셀러의 대응은 감정적 판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미 많은 셀러들이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입점하는 멀티호밍 구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플랫폼에서 이슈가 발생하거나 트래픽 흐름이 달라지면, 그 영향은 비교적 빠르게 매출로 나타납니다. 이 경우 셀러들은 특정 플랫폼에 대한 ‘충성’을 유지하기보다, 반응이 나타나는 채널에 인력과 마케팅, 운영 리소스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즉, 이번 국면에서 셀러의 움직임은 플랫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성과에 따른 선택에 가깝습니다. 이용자 흐름이 이동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운영의 무게추를 옮기는 것, 그것이 셀러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결국 경쟁의 본질은 ‘운영 신뢰’

이번 이슈 이후 이어진 흐름을 종합해보면, 탈쿠팡족을 둘러싼 경쟁의 조건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빠른 배송, 합리적인 가격, 높은 편의성은 여전히 기본값에 가깝습니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이용자를 붙잡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 더 분명해진 요소는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포함한 보안 체계, 서비스 안정성,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설명하는지까지, 이용자와 셀러 모두 플랫폼의 ‘운영 방식’을 이전보다 더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이커머스 경쟁이 단순한 기능이나 혜택의 싸움에서 얼마나 신뢰 가능한 운영을 보여줄 수 있는지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변화가 일시적인 반응에 그칠지, 구조적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분명한 건 플랫폼을 바라보는 기준이 하나 더 추가됐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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